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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소년이 인터넷을 배포하다 — Vercel과 기예르모 라우흐의 이야기
기업창업스토리

아르헨티나 소년이 인터넷을 배포하다 — Vercel과 기예르모 라우흐의 이야기

부에노스아이레스 출신의 10대 소년이 오픈소스로 세상을 뒤흔들고, "배포는 단 한 번의 클릭으로" 라는 철학으로 프론트엔드 개발의 판을 바꾼 이야기. ZEIT에서 Vercel로, 그리고 Next.js가 세계 표준이 되기까지.

2026년 3월 26일4분 읽기

"배포가 이렇게 쉬워도 되나요?"

2016년 어느 날, 개발자 커뮤니티에 짧은 영상 하나가 돌았습니다.

터미널에 명령어 하나를 입력합니다. 엔터를 누릅니다. 몇 초 뒤, 전 세계 어디서든 접속할 수 있는 URL이 생겼습니다. 웹사이트가 인터넷에 올라간 것입니다.

명령어는 단 두 글자였습니다.

now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이게 진짜야?" "서버 설정도 없이?" "진짜 이게 다야?" 개발자들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고, 실제로 써본 사람들은 다시 예전 방식으로 돌아가지 못했습니다.

이 도구를 만든 회사의 이름은 ZEIT. 그리고 그 뒤에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한 개발자가 있었습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10대 해커

아르헨티나 국기

**기예르모 라우흐(Guillermo Rauch)**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났습니다.

10대 시절, 그는 이미 오픈소스 커뮤니티에서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아직 고등학생이던 나이에 JavaScript와 Node.js 생태계에 발을 들였고, 곧 눈에 띄는 프로젝트들을 만들어냈습니다.

그중 하나가 Socket.IO였습니다.

실시간 웹 통신을 가능하게 해주는 이 라이브러리는 전 세계 수백만 개의 애플리케이션에서 사용됩니다. 채팅 앱, 협업 도구, 온라인 게임 — Socket.IO 없이 만들어진 실시간 서비스를 찾기가 더 어려울 정도입니다. 기예르모는 이것을 10대에 만들었습니다.

이어서 Mongoose(MongoDB와 Node.js를 잇는 ORM)도 만들었습니다. 역시 전 세계 개발자들이 매일 사용하는 라이브러리입니다.

실력이 소문나자, 샌프란시스코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LearnBoost라는 스타트업이 그를 CTO로 채용했습니다. 아직 대학도 가지 않은 나이였습니다.


ZEIT의 탄생 — "배포는 왜 이렇게 복잡한가"

샌프란시스코에서 개발자로 일하면서 기예르모는 한 가지 문제에 집착하게 됩니다.

배포(deployment).

코드를 짜는 것은 즐거웠습니다. 하지만 그 코드를 인터넷에 올리는 과정은 언제나 고통이었습니다. 서버를 설정하고, AWS를 구성하고, DNS를 건드리고, SSL 인증서를 발급받고 — 수십 가지 단계를 거쳐야 비로소 사용자들이 접속할 수 있었습니다.

"코드를 쓰는 것과 그 코드를 세상에 보여주는 것 사이에 왜 이렇게 큰 벽이 있어야 하는가?"

2015년, 기예르모는 답을 직접 만들기로 했습니다. 공동창업자들과 함께 ZEIT를 설립했습니다. 독일어로 '시간'을 뜻하는 이름이었습니다.

목표는 단순했습니다. 배포를 클릭 하나, 혹은 명령어 하나로 끝내는 것.


now — 두 글자가 바꾼 것

ZEIT가 내놓은 첫 번째 제품은 Now였습니다.

터미널에서 now를 입력하면 됩니다. 그 이상은 없습니다. ZEIT가 자동으로 코드를 읽고, 서버를 구성하고, 전 세계 엣지 네트워크에 배포합니다. 10초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개발자들의 반응은 충격에 가까웠습니다.

$ now
> Deploying ~/my-app
> Ready! https://my-app.now.sh

복잡한 설정 파일도, AWS 콘솔도, 서버 관리도 없었습니다. 그냥 now. 그리고 URL.

이 경험이 입소문을 탔습니다. 한 번 써본 개발자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2017년, 2018년을 거치면서 ZEIT는 프론트엔드 개발자들 사이에서 없어서는 안 될 도구가 되었습니다.


Next.js — 프레임워크 전쟁의 승자

배포 도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기예르모는 더 근본적인 문제를 봤습니다.

React는 강력한 UI 라이브러리였습니다. 하지만 React만으로 웹사이트를 만들면 SEO가 안 되고, 초기 로딩이 느리고, 라우팅 설정이 복잡했습니다. 리액트 앱을 제대로 만들려면 수십 가지 라이브러리를 조합해야 했습니다.

2016년, ZEIT는 Next.js를 발표했습니다.

React 위에 올라가는 프레임워크로, 서버사이드 렌더링(SSR), 정적 사이트 생성(SSG), 파일 기반 라우팅을 기본으로 제공했습니다. 복잡한 설정 없이, React 개발자라면 누구나 바로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조용했습니다. 그러다 2018년, 2019년을 거치며 폭발했습니다.

넷플릭스, 트위치, GitHub, 틱톡, 에어비앤비 — 세계 최대 규모의 웹 서비스들이 하나둘 Next.js로 전환하기 시작했습니다. 개발자 설문에서 "가장 사용하고 싶은 프레임워크" 1위를 차지했습니다. 지금은 React 생태계에서 사실상 표준 프레임워크입니다.


ZEIT에서 Vercel로

샌프란시스코 Vercel의 본거지, 샌프란시스코

2021년, ZEIT는 이름을 바꿨습니다.

Vercel.

이름이 바뀐 것은 단순한 리브랜딩이 아니었습니다. 회사의 정체성을 새롭게 정의한 것이었습니다. ZEIT가 "배포 도구 회사"였다면, Vercel은 **"프론트엔드 클라우드"**였습니다.

개발자가 코드를 작성하는 순간부터 사용자에게 전달되는 순간까지 — 그 모든 과정을 Vercel이 담당하는 플랫폼. GitHub과 연동하면 코드를 올릴 때마다 자동으로 배포되었습니다. 풀 리퀘스트를 열면 자동으로 미리보기 URL이 생겼습니다. 팀원이 변경사항을 확인하고, 댓글을 달고, 승인하는 과정이 모두 한 곳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이름이 바뀌면서 동시에 대규모 투자도 이어졌습니다. 구글 벤처스(GV), Accel, Tiger Global 등에서 투자를 받았고, 기업 가치는 수십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철학 — "개발자 경험이 곧 제품이다"

Vercel을 이해하는 핵심 키워드는 **DX(Developer Experience, 개발자 경험)**입니다.

기예르모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훌륭한 개발자 경험은 사치가 아닙니다. 그것은 제품의 핵심입니다. 개발자가 더 빠르게, 더 즐겁게 일할 수 있다면, 그 결과물을 사용하는 수억 명의 사용자도 더 좋은 경험을 얻습니다."

Vercel의 모든 결정은 이 철학에서 나옵니다.

배포가 10초 안에 끝나는 것. 설정 파일이 최소화되는 것. 에러 메시지가 친절한 것. 미리보기 URL이 자동으로 생기는 것. 이것들이 "작은 편의 기능"이 아니라 Vercel의 본질입니다.


오늘의 Vercel

오늘날 Vercel은 전 세계 수백만 개발자가 사용하는 플랫폼입니다.

개인 개발자부터 스타트업, 그리고 포춘 500대 기업까지. Vercel 위에서 돌아가는 웹사이트들은 하루에도 수억 번의 페이지 뷰를 기록합니다. Next.js는 이제 React 생태계의 사실상 표준이 되었고, Vercel은 그 생태계의 중심에 있습니다.

기예르모 라우흐는 여전히 CEO로 회사를 이끌고 있습니다. 그는 트위터(X)에서 매일 개발자들과 소통하고, 웹의 미래에 대한 생각을 공유합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10대 소년이 Socket.IO를 만들던 때로부터 20년. 그는 이제 인터넷이 배포되는 방식 자체를 바꿨습니다.


now 에서 시작된 혁명

두 글자짜리 명령어 하나가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now. 그리고 엔터.

기예르모 라우흐는 그것을 증명했습니다.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만드는 것. 배포가 두려운 일이 아니라 즐거운 일이 되게 하는 것. 개발자가 인프라가 아니라 제품에 집중할 수 있게 하는 것.

그 철학이 ZEIT를 만들었고, Next.js를 만들었고, Vercel을 만들었습니다.

아르헨티나 소년 하나가 인터넷을 배포하는 방법을 다시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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