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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재건의 기로: 아사드 정권 붕괴 후 1년, 새 시리아는 가능한가?
중동

시리아 재건의 기로: 아사드 정권 붕괴 후 1년, 새 시리아는 가능한가?

2024년 말 아사드 정권이 붕괴된 지 약 1년 반이 지난 지금, 시리아는 재건과 분열의 갈림길에 서 있다. 국제사회의 관심이 다시 쏠리는 시리아의 현재를 들여다본다.

2026년 3월 31일3분 읽기

잿더미 위에서 피어오르는 질문

"다마스쿠스에 봄이 왔다"고 누군가 말했다. 하지만 그 봄은 아직 차갑고, 불확실하다.

2024년 12월, 54년간 시리아를 철권 통치하던 아사드 왕조가 불과 열흘 만에 무너졌다. 세상이 놀랐고, 시리아인들은 눈물을 흘렸다—기쁨인지, 두려움인지, 혹은 둘 다인지 모를 눈물을. 그리고 이제 2026년 3월, 우리는 묻는다. 시리아의 '새 아침'은 정말 오고 있는가?

13년 전쟁이 남긴 것들

시리아 재건의 기로: 아사드 정권 붕괴 후 1년, 새 시리아는 가능한가?

2011년 아랍의 봄으로 시작된 시리아 내전은 인류 역사상 21세기 최악의 인도주의적 재앙 중 하나로 기록된다. 50만 명 이상 사망, 국민의 절반에 가까운 1,200만 명 이상이 난민 또는 국내 실향민이 됐다. 알레포, 홈스, 락까—한때 번성했던 도시들은 폐허가 됐다.

아사드 정권을 무너뜨린 주역은 이슬람 무장세력 HTS(하야트 타흐리르 알샴)를 중심으로 한 반군 연합이었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HTS는 과거 알카에다 계열 조직에서 출발했다는 역사적 오점을 갖고 있다. 지도자 아흐마드 알샤라(아부 무함마드 알줄라니)는 "우리는 달라졌다"고 말하지만, 국제사회는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재건의 조건: 돈도, 합의도 없다

세계은행은 시리아 재건 비용을 최소 4,000억 달러 이상으로 추산한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지갑은 열리지 않는다. 미국과 EU는 HTS 주도 과도정부를 공식 승인하지 않은 채 제재를 일부만 완화했다. "민주적 선거 로드맵을 먼저 보여달라"는 요구와, "먼저 지원해야 안정이 온다"는 현실론이 팽팽히 맞선다.

한편 시리아 북동부 쿠르드 자치구(AANES)는 독립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고, 이스라엘은 시리아 내 이란 군사 인프라를 겨냥한 공습을 간헐적으로 지속하고 있다. 터키는 쿠르드 세력 견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는다. 시리아라는 땅 위에 너무 많은 나라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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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지 못하는 사람들

가장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라 사람이다. 레바논, 요르단, 터키, 독일에 흩어진 시리아 난민들은 '고향에 돌아갈 수 있을까'를 조심스럽게 묻기 시작했다. 하지만 집은 무너졌고, 일자리는 없으며, 소수 종파들—기독교인, 알라위파, 드루즈—은 새 권력의 성격에 불안감을 느낀다. 진정한 재건은 벽돌이 아니라 신뢰를 쌓는 일에서 시작된다.

🎬 영화·드라마 속 중동

시리아의 고통을 담은 작품들은 그 어떤 뉴스보다 깊이 심장을 찌른다.

**《마지막 남자들 (The Last Men in Aleppo)》(2017)**은 알레포 포위전 당시 화이트헬멧(민간 구조대) 대원들의 이야기를 담은 아카데미 수상 다큐멘터리다. 폭격 속에서도 삽을 들고 달려가는 사람들—이 영화는 전쟁이 숫자가 아닌 개인의 이야기임을 일깨운다. 다만 이 작품은 반군 점령 지역의 시각에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일부 편향성 논란도 있었다.

**《귀향 (The Return: Life After ISIS)》(2021)**은 IS 붕괴 후 고향으로 돌아온 시리아·이라크인들의 삶을 추적한다. 현재 시리아 재건 과정에서 반복되는 '귀환과 화해'라는 주제와 정확히 맞닿아 있다.

**《포 도터스 (Four Daughters)》(2023)**는 IS에 합류한 딸들을 둔 튀니지 어머니의 이야기지만, 극단주의 이후 사회가 치러야 할 대가를 예리하게 포착한다—시리아가 지금 직면한 과제이기도 하다.

봄은, 천천히

시리아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어쩌면 진짜 이야기는 이제 막 시작됐는지도 모른다. 총성이 멈춘 자리에 남은 것은 분노, 슬픔, 그리고 놀랍게도 희망이다. 그 희망이 국제사회의 외면 속에서도 꺼지지 않기를—오늘 다마스쿠스의 봄바람이 그렇게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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