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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그날이다, 모두 움직여!" — 9/11 당일 2,687명을 구하고 사라진 남자, 릭 레스콜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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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그날이다, 모두 움직여!" — 9/11 당일 2,687명을 구하고 사라진 남자, 릭 레스콜라 이야기

2001년 9월 11일, 세계무역센터 남쪽 타워에서 모건 스탠리의 보안책임자 릭 레스콜라는 노래를 부르며 2,687명의 직원을 대피시킨 뒤, 마지막 한 사람을 찾으러 다시 건물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는 돌아오지 못했지만, 그가 수년 전부터 준비한 대피 훈련이 거의 모든 직원의 목숨을 살렸습니다.

2026년 6월 1일4분 읽기

"오늘이 그날이다, 모두 움직여!" — 릭 레스콜라, 9/11의 잊혀진 영웅

전쟁터에서 월스트리트까지

시릴 리처드 "릭" 레스콜라(Cyril Richard "Rick" Rescorla)는 1939년 영국 콘월 지방 해일에서 태어났습니다. 젊은 시절 영국군에 입대해 키프로스와 로디지아(현 짐바브웨)에서 복무한 뒤, 미국으로 건너와 미 육군에 자원입대했습니다. 베트남전쟁 당시 이아드랭 계곡 전투(Battle of Ia Drang, 1965년)에서 제7기병연대 소속 소대장으로 참전한 그는 전장 한가운데서 병사들의 공포를 가라앉히기 위해 고향의 노래를 불렀습니다. 전투 중 총을 들고 앞장서며 노래하는 그의 모습은 훗날 『우리는 군인이었다(We Were Soldiers Once… and Young)』라는 책의 표지 사진이 되었고, 그가 들려준 콘월 민요는 전설이 되었습니다.

전쟁이 끝난 뒤 릭은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고, 뉴저지에 정착했습니다. 학위를 취득한 그는 결국 월스트리트의 심장부, 세계무역센터(WTC) 남쪽 타워에 입주한 투자은행 **모건 스탠리(Morgan Stanley)**의 보안책임자(Vice President of Security)로 일하게 됩니다. 이 선택이 수천 명의 운명을 바꿀 줄은 아무도 몰랐습니다.

"이 건물은 다시 공격당할 것이다"

1993년 2월 26일, 세계무역센터 지하 주차장에서 트럭 폭탄이 터졌습니다. 6명이 사망하고 1,000명 이상이 부상당한 이 사건 이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일은 두 번 일어나지 않는다"고 안심했습니다. 하지만 릭 레스콜라는 달랐습니다.

그는 절친한 전우이자 군사 전략가인 댄 힐(Dan Hill)과 함께 WTC의 취약점을 분석했습니다. 두 사람은 놀라운 결론에 도달합니다. "다음에는 비행기로 건물 상층부를 공격할 것이다." 릭은 이 분석을 뉴욕항만청(Port Authority)에 보고하고 건물 이전을 건의했지만, 거절당했습니다. 모건 스탠리 경영진에게도 뉴저지로의 이전을 권고했으나, 임대 계약 문제로 즉시 실행되지 못했습니다.

그러자 릭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했습니다. 대피 훈련을 완벽하게 만드는 것. 그는 모건 스탠리 직원 약 2,700명을 대상으로 분기마다 예고 없는 대피 훈련을 실시했습니다. 트레이더들은 불만을 터뜨렸고, 임원들은 "시간 낭비"라며 항의했습니다. 하지만 릭은 단호했습니다. "싫으면 나한테 와서 말하시오. 하지만 훈련은 합니다." 그의 규칙은 명확했습니다. 알람이 울리면 15초 안에 자리를 떠나야 했고, 비상계단으로의 경로는 모든 직원이 눈을 감고도 걸을 수 있을 만큼 반복되었습니다.

2001년 9월 11일, 오전 8시 46분

첫 번째 비행기가 북쪽 타워에 충돌했습니다. 곧이어 뉴욕항만청은 남쪽 타워 직원들에게 **"자리에 머물러 대기하라"**는 안내 방송을 내보냈습니다. 거의 모든 기업이 이 지시를 따랐습니다.

릭 레스콜라는 따르지 않았습니다.

그는 확성기를 들고 22층 모건 스탠리 사무실 한복판에 섰습니다. "오늘이 그날이다. 우리가 준비한 그날이 왔다. 모두 움직여!" 그의 목소리는 침착했고, 행동은 신속했습니다. 그는 수년간 훈련한 대로 직원들을 비상계단으로 유도하기 시작했습니다. 공포에 질린 직원들이 패닉에 빠지지 않도록, 릭은 베트남전에서 그랬던 것처럼 노래를 불렀습니다. 콘월 민요 「Men of Harlech」과 「God Bless America」를 부르며 계단을 오르내렸습니다.

오전 9시 03분, 두 번째 비행기가 남쪽 타워에 충돌했습니다. 건물이 흔들리고 유리가 깨지는 소리가 울려 퍼졌지만, 릭의 시스템은 이미 작동 중이었습니다. 직원들은 훈련받은 대로 움직였고, 한 줄로 질서정연하게 계단을 내려갔습니다.

마지막 전화, 마지막 걸음

대부분의 직원이 빠져나간 뒤, 릭은 아내 수전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여보, 나는 괜찮아. 울지 마. 만약 무슨 일이 생기면, 당신이 내 인생을 행복하게 만들어줬다는 것만 알아줘." 수전은 울며 말했습니다. "제발 나와. 제발." 하지만 릭은 이미 돌아서고 있었습니다.

동료들의 증언에 따르면, 마지막으로 목격된 릭 레스콜라의 모습은 10층 부근 비상계단을 다시 올라가는 것이었습니다. 아직 남아 있을지 모르는 직원을 찾기 위해서였습니다.

오전 9시 59분, 남쪽 타워가 무너졌습니다.

2,687명의 삶, 한 사람의 희생

그날 모건 스탠리 직원 약 2,687명이 살아서 걸어 나왔습니다. 남쪽 타워에 입주한 기업 중 가장 많은 인원을 가진 회사였음에도, 사망자는 릭 레스콜라를 포함하여 13명에 불과했습니다. 그가 죽기 수년 전부터 "시간 낭비"라는 비난을 감수하며 반복한 대피 훈련이 2,687개의 가정, 수천 명의 자녀와 부모를 지켜낸 것입니다.

릭의 시신은 끝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영웅 뒤에 남겨진 것들

릭 레스콜라의 이야기는 2006년 다큐멘터리 『The Man Who Predicted 9/11』로 방영되었고, 제임스 B. 스튜어트의 논픽션 『Heart of a Soldier』로 출판되었습니다. 미국 의회는 그에게 사후 명예 시민권을 수여하려 했으나, 이미 귀화 미국인이었기에 대신 **대통령 시민 훈장(Presidential Citizens Medal)**이 추서되었습니다(2022년, 의회 금메달 법안도 발의되었습니다).

그의 아내 수전 레스콜라(Susan Rescorla)는 이후 남편의 유산을 지키기 위해 활동하며, 릭이 평생 보여준 메시지를 세상에 전했습니다.

"준비가 생명을 구한다. 최악을 예측하되, 최선의 방법을 훈련하라."

릭 레스콜라는 군인으로서 전장에서 노래를 불렀고, 보안책임자로서 사무실에서 훈련을 반복했으며,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마지막 순간에 다시 계단을 올랐습니다. 세상이 무너지는 순간에도 그는 자기 자리를 지켰습니다. 아니, 자기 사람들을 지켰습니다.

오늘도 뉴욕 로어맨해튼의 하늘 아래, 2,687명의 가족이 저녁 식탁에 둘러앉을 수 있는 이유는, 한 남자가 노래를 부르며 계단을 올라갔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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