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신발이 당신 발에 맞았으면 좋겠어요" — 맨발의 노숙자에게 부츠를 신겨준 경찰관, 래리 드프리모 이야기
2012년 11월, 영하의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한 경찰관이 맨발의 노숙자에게 무릎을 꿇고 새 부츠를 신겨주었습니다. 관광객이 찍은 한 장의 사진이 전 세계 수백만 명의 마음을 움직인, 작지만 위대한 친절의 실화입니다.
영하의 맨해튼, 맨발의 남자
2012년 11월 14일, 뉴욕시 맨해튼의 타임스스퀘어 인근 거리. 기온은 영하로 떨어졌고, 차가운 바람이 고층 빌딩 사이를 휘몰아쳤습니다. 수천 명의 사람들이 코트 깃을 세우고 빠르게 걸음을 옮기는 그 거리 한복판에, 신발도 양말도 없이 맨발로 앉아 있는 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를 보지 못한 척 지나쳤습니다. 혹은 정말로 보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바쁜 뉴욕의 밤, 보도 위의 노숙자는 풍경의 일부가 되어버린 지 오래였으니까요.
하지만 한 사람은 멈춰 섰습니다. 뉴욕시 경찰국(NYPD) 소속의 25세 순찰 경관, **래리 드프리모(Larry DePrimo)**였습니다.
"저 사람 발이 물집투성이야"
드프리모 경관은 테러 방지 순찰 임무를 수행하던 중이었습니다. 그가 본 남자의 발은 맨살 그대로 얼어붙은 보도 위에 놓여 있었고, 물집과 상처로 뒤덮여 있었습니다. 드프리모는 그 모습을 차마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그는 곧장 근처의 스케처스(Skechers) 매장으로 걸어갔습니다. 점원에게 "방수 기능이 있는 가장 따뜻한 부츠가 뭐냐"고 물었고, 자신의 지갑에서 75달러를 꺼내 부츠 한 켤레와 두꺼운 양말을 샀습니다. 신입 경관의 넉넉하지 않은 월급에서 나온 돈이었습니다.
드프리모는 노숙자에게 돌아가 무릎을 꿇고 직접 양말을 신기고, 부츠를 신겨주었습니다. 아무런 카메라도 의식하지 않은 채, 마치 가족의 발을 돌보듯 조심스럽게.
한 장의 사진이 세상을 바꾸다
그 순간을 우연히 목격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애리조나에서 온 관광객 **제니퍼 포스터(Jennifer Foster)**는 NYPD 경관이 노숙자 앞에 무릎을 꿇는 장면을 휴대폰으로 촬영했습니다. 포스터는 감동을 받아 그 사진을 NYPD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에 보냈고, 11월 27일 NYPD가 이 사진을 게시했습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사진은 게시 후 **24시간 만에 160만 회 이상의 '좋아요'**를 받았고, 전 세계 언론이 이 이야기를 보도했습니다. CNN, ABC, NBC, BBC, 뉴욕타임스… 모든 매체가 "뉴욕의 가장 따뜻한 경찰관"이라는 제목을 달았습니다. 당시 소셜미디어에서 가장 빠르게 확산된 사진 중 하나로 기록되었습니다.
"저는 그냥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하룻밤 사이에 전국적 영웅이 된 드프리모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영웅이 아닙니다. 그냥 추운 밤에 신발 없는 분을 봤고, 도울 수 있었을 뿐이에요. 누구라도 그랬을 겁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의 말과 달랐습니다. 수천 명이 그 남자 곁을 지나쳤고, 멈춘 사람은 드프리모 한 명뿐이었습니다.
드프리모는 나중에 밝혔습니다. 그날 부츠를 사면서 점원이 경찰관 할인을 해주었는데, 할인 금액은 고작 몇 달러였다고요. 하지만 점원도 감동을 받아 최대한의 할인을 적용해 주었다고 합니다. 작은 친절이 또 다른 친절을 부른 순간이었습니다.
드프리모는 그날 영수증을 지금도 방탄조끼 안쪽에 넣고 다닌다고 말했습니다.
"그 영수증은 제가 왜 경찰이 되었는지를 상기시켜 줍니다."
그 후의 이야기
사진 속 노숙자의 이름은 **제프리 힐먼(Jeffrey Hillman)**으로 밝혀졌습니다. 안타깝게도 며칠 뒤 그는 다시 맨발로 거리에 나타났고, 부츠를 "숨겨두었다"고 말했습니다. 도난당할까 두려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사실은 노숙자 문제의 복잡성과 깊이를 세상에 일깨워 주었습니다.
한 켤레의 부츠가 노숙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드프리모의 행동은 **"타인의 고통 앞에서 멈출 수 있는 용기"**가 무엇인지를 수백만 명에게 보여주었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뉴욕시에서는 노숙자 지원 기부가 급증했고, 전국 각지에서 "따뜻한 부츠 기부 캠페인"이 자발적으로 생겨났습니다. 드프리모는 이후 여러 시민 표창을 받았으며, 경찰관으로서의 길을 계속 걸었습니다.
무릎을 꿇는다는 것
세상에는 무릎을 꿇어야 할 순간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맨발 앞에, 누군가의 아픔 앞에, 누군가의 추위 앞에.
래리 드프리모는 그날 밤 자신의 체면도, 비용도, 시간도 따지지 않았습니다. 그는 그저 한 사람의 발이 차가웠고, 자신은 따뜻하게 해줄 수 있었기에 움직였습니다.
75달러짜리 부츠 한 켤레. 그것은 물건의 가격이 아니라, 한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무릎 꿇을 수 있다는 사실의 증거였습니다. 그리고 그 사진 한 장은, 잠시 멈춰서 "나도 누군가에게 저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를 묻게 만든, 2012년 겨울 가장 따뜻한 장면이었습니다.
"영수증은 아직도 제 조끼 안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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