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어스 시저만 아니었어? 3월 15일, 미국 역사를 바꾼 '배신의 날'
1835년 3월 15일, 미국 역사상 최초의 대통령 암살 시도가 앤드루 잭슨에게 일어났습니다. 두 자루의 권총이 모두 불발로 끝난 기적 같은 이야기를 파헤칩니다.
"내가 직접 죽여주겠다!" — 대통령이 암살자를 지팡이로 두들겨 팬 날
3월 15일이라고 하면 많은 분들이 "Beware the Ides of March!"를 떠올리시죠. 율리우스 시저가 암살당한 날. 그런데 1835년 같은 날, 미국에서도 아찔한 암살 시도가 있었습니다. 단, 결말은 완전히 달랐습니다. 대통령이 오히려 암살범을 지팡이로 직접 패버린 전설 같은 사건이었거든요.
불같은 사나이, 앤드루 잭슨
앤드루 잭슨(Andrew Jackson, 1767~1845)은 미국 제7대 대통령으로, '올드 히커리(Old Hickory)'라는 별명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히커리는 미국에서 가장 단단한 나무 중 하나인데, 그의 성격이 딱 그랬습니다. 가난한 스코틀랜드-아일랜드 이민자 집안 출신으로, 독립전쟁 당시 열네 살에 포로로 잡혀 영국 장교에게 구두를 닦으라는 명령을 받았을 때 당당히 거부했다가 칼에 베인 사람이 잭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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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된 뒤에도 그는 논쟁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강력한 중앙은행 설립에 반대해 제2 미국 은행을 폐지하고, 원주민 강제이주법(Indian Removal Act)을 밀어붙인 인물. 지지자들에겐 '민중의 대통령', 반대자들에겐 '독재자'로 불렸습니다.
역사상 최초의 대통령 암살 시도
1835년 1월 30일(정확한 날짜는 1월 30일이나, 사건의 파장과 수사는 3월까지 이어졌습니다), 워싱턴 D.C. 국회의사당 앞에서 리처드 로런스(Richard Lawrence)라는 남자가 잭슨 대통령을 향해 권총을 겨눴습니다. 그는 자신이 영국 왕 리처드 3세의 환생이며, 잭슨이 자신에게 돈을 빚졌다고 믿는 정신질환자였습니다.
방아쇠를 당겼습니다. 불발.
로런스는 준비한 두 번째 권총을 꺼내 다시 겨눴습니다. 또 불발.
그 순간, 67세의 잭슨 대통령은 겁에 질려 도망치는 대신 지팡이를 들고 로런스에게 돌진했습니다. 주변 경호원들이 말리지 않았다면 대통령이 암살범을 직접 처단할 뻔한 장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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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조사해보니 두 권총 모두 정상 작동 가능한 상태였고, 불발 확률은 통계적으로 12만 5천분의 1이었습니다. 잭슨 본인은 "이건 내 정적들이 꾸민 음모"라고 확신했고, 평생 그 믿음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이 남긴 것들
로런스는 정신이상으로 무죄 판결을 받고 정신병원에 수용되었습니다. 미국은 이 사건을 계기로 대통령 경호의 필요성을 실감하게 되었지만, 실질적인 경호 체계가 갖춰진 건 링컨 암살(1865) 이후의 일이었습니다. 잭슨은 이후 임기를 마치고 1837년 퇴임했으며, 오늘날 그의 얼굴은 20달러 지폐(현재 해리엇 터브먼으로 교체 논의 중)에 새겨져 있습니다.
🎬 영화·드라마 속 이 역사
PBS에서 제작한 다큐멘터리 **《앤드루 잭슨: 아메리카의 영웅》(2006)**은 잭슨의 전 생애를 다루며 이 암살 시도 장면도 극적으로 재현합니다. 역사적 사실에 충실한 편이지만, 잭슨의 원주민 정책에 대한 비판적 시각은 다소 절제되어 있다는 평도 있습니다. 존 미첨의 퓰리처상 수상작을 바탕으로 한 《아메리칸 라이언》 다큐 역시 잭슨의 복잡한 인간적 면모를 흥미롭게 조명합니다. 영웅인가, 악당인가 — 잭슨을 둘러싼 질문은 20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뜨겁습니다.
역사는 때로 총알보다 강하다
두 자루의 총이 모두 불발된 그날, 잭슨은 살아남았습니다. 그리고 역사는 그를 지폐 속 초상화로, 또는 논쟁의 아이콘으로 기억합니다. 총알은 그를 막지 못했지만, 역사의 평가는 지금도 진행 중입니다. 오늘 3월 15일, 시저의 날에 잭슨의 이야기를 떠올려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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