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알래스카를 단돈 720만 달러에 샀다고? 역사상 최고의 부동산 거래
1867년 3월 30일, 미국은 러시아로부터 알래스카를 720만 달러에 매입했습니다. 당시엔 '씰워드의 어리석음'이라 조롱받았지만, 역사는 이 거래를 인류 최고의 부동산 딜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헐값에 팔린 땅, 그런데 헐값이 아니었다
상상해보세요. 지금으로부터 약 160년 전, 한 나라가 한반도 면적의 7.5배에 달하는 광활한 땅을 고작 720만 달러에 팔았습니다. 평당 환산하면 약 0.02달러, 그야말로 공짜 수준이었죠. 그런데 이 거래를 성사시킨 장본인은 당시 미국에서 조롱의 대상이 됐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러시아는 왜 알래스카를 팔려 했나
19세기 중반, 러시아 제국은 심각한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1853~1856년 크림 전쟁에서 패배한 러시아는 국고가 바닥났고, 멀리 떨어진 알래스카를 유지·방어하는 비용이 부담스러웠습니다. 게다가 영국이 캐나다를 통해 알래스카를 노릴 수 있다는 두려움도 있었죠. 러시아 입장에서는 "어차피 지키기 힘든 땅, 차라리 팔아서 미국과 우호 관계를 다지자"는 계산이 깔려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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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무장관 **윌리엄 H. 수어드(William H. Seward)**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그는 오래전부터 미국의 태평양 진출과 영토 확장을 꿈꿔온 인물이었습니다. 러시아 공사 에두아르트 스토에클과 밤새 협상한 끝에, 1867년 3월 30일 새벽 4시, 두 나라는 720만 달러에 알래스카 매입 조약에 서명했습니다.
"수어드의 냉장고"라는 조롱
조약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 내 반응은 차가웠습니다. 언론과 의회는 일제히 비웃었죠.
"수어드의 어리석음(Seward's Folly)"
"수어드의 냉장고(Seward's Icebox)"
"북극곰과 빙하만 가득한 쓸모없는 땅"
의회는 비준을 거의 1년이나 미뤘고, 예산 지출 승인도 2년 가까이 지연됐습니다. 수어드는 나라를 위한 최선의 선택을 했지만, 역사의 평가는 가혹했습니다. 적어도 처음에는요.
역사가 수어드의 손을 들어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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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나자 "어리석은 거래"의 진가가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 1896년: 알래스카와 인접한 캐나다 유콘에서 골드러시 발생, 알래스카가 황금의 관문으로 떠오름
- 1900년대: 알래스카 내 금광 발견으로 수백만 달러어치 금 채굴
- 1968년: 프루도만(Prudhoe Bay)에서 북미 최대 유전 발견. 매입가의 수천 배 가치
- 냉전 시대: 소련과 지척에 있는 알래스카는 미국의 핵심 군사 전략 요충지로 부상
- 현재: 알래스카의 자원 가치와 전략적 가치는 수조 달러로 추산
720만 달러짜리 땅이 역사상 가장 현명한 투자로 재평가된 것입니다.
🎬 영화·드라마 속 알래스카
알래스카의 광활하고 신비로운 대자연은 수많은 창작물에 영감을 주었습니다.
숀 펜 감독의 《알래스카의 바람 (Into the Wild, 1996)》 —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모든 것을 버리고 알래스카 황야로 떠난 청년 크리스토퍼 맥캔들리스의 실화를 다룹니다. 역사적 사건과 직접 연결되진 않지만, 알래스카가 여전히 "끝없는 프런티어"로서 미국인의 상상력을 자극한다는 점에서 매입의 유산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히스토리 채널의 다큐 **《아메리카: 우리의 역사 (America: The Story of Us, 2010)》**는 알래스카 매입을 포함한 미국 영토 확장의 역사를 생생하게 재현합니다. 다만 드라마틱한 연출을 위해 일부 협상 장면이 과장된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NBC 드라마 **《북쪽으로 (Northern Exposure, 1990)》**는 뉴욕 출신 의사가 알래스카 작은 마을에 정착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알래스카 원주민 문화와 미국 본토 문화의 충돌을 유머러스하게 그려냅니다.
역사는 긴 호흡으로 봐야 한다
수어드가 조롱받던 그날 밤을 생각해봅니다. 새벽 4시에 조약에 서명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그의 발걸음이 무거웠을지, 아니면 가벼웠을지. 어쩌면 그는 이미 알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역사의 진정한 평가는 지금 이 순간이 아니라, 수십 년 뒤에 내려진다는 것을요.
오늘 우리가 내리는 선택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은 "어리석음"으로 보일지 몰라도, 긴 안목으로 본 판단은 결국 빛을 발하기 마련입니다. 알래스카의 설원처럼, 넓고 차갑게, 하지만 그 안에 무한한 가능성을 품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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