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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를 단돈 720만 달러에? 미국 역사상 최고의 '헐값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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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를 단돈 720만 달러에? 미국 역사상 최고의 '헐값 거래'

1867년 3월 30일, 미국은 러시아로부터 알래스카를 약 720만 달러에 매입하는 조약에 서명했습니다. 당시 '바보 같은 거래'라고 비웃음을 샀지만, 이 결정은 훗날 미국 역사상 가장 현명한 투자 중 하나로 평가받게 됩니다.

2026년 3월 30일2분 읽기

🧊 "저 얼음 덩어리를 왜 사요?"

1867년 봄, 워싱턴 D.C.의 신문들은 일제히 조롱 섞인 헤드라인을 쏟아냈습니다. "시워드의 냉장고", "존슨의 북극곰 정원"... 미국 국무장관 윌리엄 H. 시워드(William H. Seward)가 러시아로부터 광활한 얼음 땅 알래스카를 사들이겠다고 발표하자, 국민 대다수가 코웃음을 쳤습니다. 그런데 오늘로부터 159년 전인 1867년 3월 30일, 바로 그 '황당한' 조약이 서명되었습니다.

🌍 러시아는 왜 팔았을까?

알래스카를 단돈 720만 달러에? 미국 역사상 최고의 '헐값 거래'

19세기 중반, 러시아 제국은 크림 전쟁(1853~1856)의 패배로 재정이 바닥났습니다. 게다가 광대한 알래스카를 실효적으로 관리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웠죠. 영국이 캐나다를 통해 알래스카를 호시탐탐 노린다는 불안감도 컸습니다. 러시아 황제 알렉산드르 2세는 결단을 내렸습니다. "차라리 미국에 팔아버리자."

협상 테이블에 앉은 시워드는 발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협상이 타결된 날은 밤 10시가 넘었지만, 그는 새벽 4시까지 조약 문서를 완성했다고 전해집니다. 최종 매입가는 720만 달러(약 에이커당 2센트). 오늘날 가치로 환산해도 약 1억 5천만 달러 수준에 불과합니다.

⚡ "시워드의 어리석음"에서 "세기의 거래"로

의회는 비준을 두고 격렬히 싸웠습니다. 반대파 의원들은 "얼음과 북극곰밖에 없는 땅"이라며 맹공을 퍼부었습니다. 하지만 시워드는 조용히 웃었습니다. 그는 태평양 패권을 향한 미국의 미래를 이미 내다보고 있었으니까요.

그로부터 30년 후인 1896년, 알래스카 클론다이크에서 금광이 발견됩니다. 골드러시가 시작되었고, 단숨에 매입 비용을 수십 배로 회수했습니다. 20세기에는 막대한 석유 매장량이 확인되었고, 냉전 시기에는 소련을 견제하는 전략적 요충지가 되었습니다. "시워드의 어리석음(Seward's Folly)"은 어느새 **"시워드의 혜안"**으로 불리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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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는 1959년 미국의 49번째 주로 정식 편입되었고, 오늘날 미국 본토 면적의 약 1/5에 달하는 가장 큰 주로 당당히 자리하고 있습니다.

🎬 영화·드라마 속 이 역사

알래스카의 광활한 대자연은 수많은 창작자들에게 영감을 주었습니다.

**《인투 더 와일드》(2007)**는 숀 펜 감독이 연출한 실화 영화로, 알래스카 황야로 들어간 청년 크리스토퍼 맥캔들리스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시워드가 매입한 그 '얼음 땅'이 얼마나 경이롭고 동시에 가혹한 곳인지를 온몸으로 보여주죠. 실제 역사와의 접점보다는, 알래스카라는 공간 자체의 본질을 깊이 탐구합니다.

**《노스 투 알래스카》(1960)**는 존 웨인 주연의 서부극으로, 골드러시 시대 알래스카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모험담입니다. 물론 상당 부분 픽션이지만, 매입 직후 알래스카를 뒤흔들었던 황금열풍의 분위기를 유쾌하게 담아냈습니다.

**《TR: 아메리칸 저니》(1996)**는 시워드와 같은 시대를 살며 영토 확장을 신봉했던 시어도어 루즈벨트의 삶을 조명하는 다큐멘터리로, 당시 미국의 팽창주의적 세계관을 이해하는 데 좋은 맥락을 제공합니다.

✍️ 역사는 뒤에서 웃는다

한 표 차이로 비준을 통과한 알래스카 매입 조약. 만약 그날 반대표가 한 장 더 나왔다면, 지금의 알래스카는 어떤 나라의 땅이 되어 있을까요? 역사의 아이러니는, 가장 조롱받았던 결정이 가장 빛나는 유산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시워드는 틀리지 않았습니다. 다만, 세상보다 조금 앞서 있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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