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머지 절반은 어떻게 사는가 — 제이콥 리스와 사진의 힘 (1890년)
1890년, 한 신문기자가 카메라를 들고 뉴욕 빈민가로 들어갔다. 그 사진들이 미국의 양심을 흔들었다. 사진 저널리즘의 시작.
그 자신이 이민자였다
1849년, 덴마크 출생.
1870년, 21세에 미국으로 이주. 빈손이었다. 영어도 어색했다.
뉴욕에서 그는 자신이 곧 카메라로 찍게 될 그 풍경 속에서 살았다. 부두 노동, 공장 일, 농장 일. 그리고 노숙.
수년간 경찰서 임시 숙소에서 잠을 잤다. 한겨울에 길에서 떨면서.
이 경험이 그의 인생을 결정했다.
경찰 출입 기자
1877년, 〈뉴욕 트리뷴〉의 경찰 출입 기자가 됐다. 이후 〈이브닝 선〉으로 이직.
그가 매일 다닌 곳: 맨해튼 남단 **로어 이스트 사이드(Lower East Side)**의 슬럼.
당시 뉴욕은 폭발적으로 성장 중이었다. 매년 50만 명의 이민자가 들어왔다. 그들 대부분이 정착한 곳이 이 지역이었다.
리스는 그 안의 광경을 매일 봤다.
- 한 방에 12명이 자는 셋방(tenement)
- 환기 안 되는 지하실에 사는 가족
- 7세 아이가 유리공장에서 일주일 70시간 노동
- 결핵·콜레라가 휩쓰는 거리
그는 이것을 글로 쓰기 시작했다. 그러나 부유한 뉴요커들은 믿지 않았다.
사진의 발명
1887년, 결정적 기술이 등장: 마그네슘 플래시 가루.
리스 이전엔 어두운 실내·야간 촬영이 거의 불가능했다. 새 기술 덕분에 빈민굴 내부를 사진으로 기록할 수 있게 됐다.
그는 한밤중에 카메라와 플래시 가루를 들고 셋방·노숙자 합숙소·아편굴에 들이닥쳤다.
찍는 그 순간 — 플래시! — 자고 있던 사람들이 놀라 일어났다.
비윤리적이라는 비판은 후일에야 나왔다. 당시 그는 자신의 임무가 절박하다고 믿었다.
1890년, 책 출간
《How the Other Half Lives: Studies among the Tenements of New York》
직역: 《나머지 절반은 어떻게 사는가 — 뉴욕 셋방촌 연구》
수십 장의 사진과 통계, 르포가 담긴 책.
- 5번 인쇄, 즉시 베스트셀러
- 미국 부유층이 처음으로 슬럼의 실상을 "본다"
가장 강렬한 사진 한 장: 〈Bandit's Roost〉(맨해튼 멀버리 거리 59번지). 골목 양쪽 벽에 기댄 부랑자들의 시선이 카메라를 똑바로 쏜다. 이 책의 표지가 되었다.
정치적 충격파
당시 뉴욕 경찰위원장: 시어도어 루스벨트.
리스의 책을 읽고 그를 만났다. 두 사람은 함께 한밤중에 빈민가 순찰을 돌았다 — 직접 가서 봐야 한다고 리스가 권했다.
루스벨트는 충격받았다. 그는 평생 리스를 *"내가 아는 가장 쓸모 있는 시민"*이라 불렀다.
이 만남이 미국 진보 시대(Progressive Era)의 출발점 중 하나였다.
입법으로 이어진 사진
리스의 책 이후 뉴욕시·뉴욕주에서 통과된 법안:
- 1895년: 모든 셋방에 창문 의무화 (환기·채광)
- 1901년: 신축 셋방의 화재 안전·위생 규정 강화
- 1916년: 뉴욕 조닝 법(zoning law) — 미국 최초의 도시계획 규제
- 공원 신설: 슬럼 지역에 공공 공원·놀이터 조성
그가 사진으로 보여준 한 장이 의회를 움직였다.
사진 저널리즘의 탄생
리스 이전에 사진은 기록이었다. 리스 이후 사진은 무기가 됐다.
20세기 다큐멘터리 사진가들 — 도로시아 랭, 워커 에반스, 루이스 하인 — 모두 리스의 후예다.
"사진은 진실을 보여주기 때문에 거짓말을 멈추게 한다." — 그가 남긴 말 중 하나.
1914년, 매사추세츠에서 사망. 향년 65세.
길디드 에이지의 화려함이 빛이었다면, 리스가 찍은 슬럼은 그 빛의 그림자였다. 두 사진이 함께 있어야 그 시대의 전체 모습이 된다.
이주: 1870년 (덴마크→미국, 21세) | 책 출간: 1890년 11월 | 결정적 사진: 〈Bandit's Roost〉(1888) | 뉴욕시 셋방법 통과: 1901년 | 사망: 191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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