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점을 깨는 법 — 셔먼 반독점법 (1890년)
1890년, 의회가 사상 최초로 "기업이 너무 커지는 것을 막는" 법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처음 20년간, 이 법은 기업이 아니라 노동조합을 잡는 데 쓰였다.
트러스트의 시대
1890년의 미국은 트러스트 천국이었다.
- 스탠더드 오일: 석유 정제의 91%
- U.S. 스틸의 전신들: 철강 시장 지배
- 아메리칸 슈가 리파이닝: 설탕의 98%
- 아메리칸 토바코: 담배의 90%
소수의 자본가가 한 산업 전체를 손에 쥐었다. 가격을 정하고, 임금을 정하고, 정치를 정했다.
농민과 노동자가 분노했다. 포퓰리스트(Populist) 운동이 폭발했다. 의회는 무언가를 해야 했다.
짧고 모호한 한 문장
오하이오 상원의원 존 셔먼이 법안을 발의했다.
핵심 조항은 단 한 문장이었다.
"여러 주 또는 외국과의 거래나 통상을 제한하는 모든 계약, 결합, 음모는 위법이다."
너무 짧고, 너무 모호했다. 무엇이 "제한"인가? 누가 결정하는가?
상원 51:1, 하원 242:0. 거의 만장일치였다.
이유는 따로 있었다. 의원들 다수가 *"어차피 법원이 무력화시킬 것"*이라고 믿고 통과시킨 것이다.
기업 아닌 노동조합을 잡다
법은 통과됐다. 그러나 누구를 잡았는가?
1894년, 풀만 파업. 연방정부는 셔먼법을 적용해 철도 노동조합을 분쇄했다. 노동자가 단결하는 것을 *"거래의 제한"*으로 해석한 것이다.
1908년, 댄버리 모자공 사건. 보이콧을 시도한 노조에 셔먼법 위반 판결. 노조가 손해배상을 떠안았다.
법 시행 첫 18년 동안:
- 트러스트에 대한 소송: 18건
- 노동조합에 대한 소송: 6건이지만 모두 노조 패배
법이 의도와 정반대로 작동했다.
시어도어 루스벨트 — "트러스트 파괴자"
1901년, 매킨리 대통령이 암살됐다. 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가 대통령이 됐다.
42세. 미국 역사상 최연소 대통령.
그는 셔먼법을 무기로 쓰기 시작했다.
- 1904년, 노던 시큐리티즈 — J.P. 모건의 철도 트러스트, 대법원이 해체 명령
- 1906년, 표준노동시간법, 식품의약품법 등 진보적 법안 잇따라 통과
- 임기 동안 44건의 반독점 소송 제기
그가 "트러스트 파괴자(Trust Buster)"로 불린 이유다.
1911년 — 스탠더드 오일 해체
루스벨트 후임 태프트 대통령 시기. 1911년 5월.
대법원이 스탠더드 오일을 34개 회사로 강제 분리 명령했다.
같은 해, 아메리칸 토바코도 4개 회사로 해체됐다.
셔먼법이 만들어진 지 21년. 비로소 법이 원래 취지대로 쓰였다.
오늘날까지
셔먼법은 여전히 유효하다.
- 1982년 AT&T 강제 분할
- 2000년 마이크로소프트 반독점 소송
- 2020년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에 대한 조사
130년 전 코네티컷 의원이 적은 한 문장이, 빅테크의 운명을 좌우하는 법이 됐다.
제정: 1890년 7월 2일 | 발의자: 존 셔먼 (오하이오) | 첫 20년 표적: 노동조합 | 본격 적용 시작: 1901년 (시어도어 루스벨트) | 첫 대형 해체: 1911년 (스탠더드 오일)
새 글을 이메일로 받아보세요 ✉️
새 글이 올라오면 바로 알려드릴게요